김문수의 착각 - 정직과 소신만이 대통령의 자질은 아니다
김문수의 착각 - 정직과 소신만이 대통령의 자질은 아니다
2025년 조기 대선 정국에서 김문수 후보는 줄곧 정직과 소신을 자신의 최대 강점으로 내세운다. “나는 정직하다”, “나는 소신을 굽히지 않는다”는 메시지는 그의 정치 인생을 상징하는 핵심어다. 실제로 그의 과거를 돌아보면 노동운동가로서, 국회의원으로서, 경기지사로서 보여준 뚝심과 신념은 존중받을 만하다. 하지만 대통령이라는 자리는 '정직'과 '소신'만으로는 결코 다다를 수 없는 자리다. 대통령은 이상론자가 아니라 종합적 조정자이며, 냉혹한 현실을 유연하게 풀어가는 전략가여야 한다. 김문수의 착각은 바로 여기에 있다.
정직과 소신은 기본소양, 정치력은 문제해결 능력이다
정직과 소신은 대통령의 자질일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자질의 기본소양 영역일 뿐이다. 쉽게 말해 공무원이 청렴해야 하고, 교사가 학생을 사랑해야 하듯, 대통령도 당연히 정직하고 소신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대통령에게 요구되는 진짜 능력은 여기서부터다. 그것은 복잡하게 얽힌 이해관계와 권력의 다층적 균형 속에서 실질적인 해법을 찾아내는 정치력, 즉 '응용문제 해결 능력'이다.
정치력은 간단하지 않다. 똑같은 '정직'이라도 그것을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설득이 되기도 하고, 고집으로 보이기도 한다. 똑같은 '소신'이라도 유연하게 조율하며 관철시키는 리더십이 필요한데, 김문수는 이를 ‘양보 없는 직진’으로 오인하는 경향이 있다. 이 점이야말로 대통령 후보 김문수의 가장 큰 약점이다.
김문수는 자신의 정치력을 무엇으로 보여줄 것인가
김문수는 정직하다. 그리고 소신도 있다. 하지만 유권자들은 이제 묻고 있다. “그걸로 어떤 문제를 풀 수 있습니까?” 라고 말이다. 지금 대한민국이 당면한 문제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경제위기, 사회갈등, 외교안보, 고령화, 지역균형 등 수십 년 묵은 난제들이 얽혀있다. 이런 문제들은 단순한 도덕적 선의나 강경한 의지만으로 풀리지 않는다. 오히려 더 세련된 정치적 상상력과, 다층적인 협상력, 타협과 설득의 기술이 필요하다.
예컨대, 과거 김문수가 경기지사 시절 보여준 '무상급식 반대' 논란은 상징적이다. 그는 재정적 부담과 복지의 효율성을 내세워 소신 있게 반대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시민사회와의 소통 부재, 정치적 타협의 실패로 경기도민과의 갈등만 남겼다. 정직했지만 유연하지 못했다. 소신은 있었지만 정치력은 부족했다. 결국 그의 고집은 대중에게 '고루한 아집'으로 인식됐다. 이런 경험을 현재의 김문수는 어떻게 극복했는지, 유권자에게 보여줄 필요가 있다.
정직하되 유연한 김문수를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
김문수가 대선에서 승부를 보려면 정직하되 유연한 리더십을 구체적으로 증명해야 한다. 단순히 '나는 달라졌다'고 말하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그는 스스로의 정치적 아킬레스건이었던 '경직성'을 극복한 사례를 제시해야 한다.
- 협치의 경험과 의지: 김문수가 지금이라도 보수와 진보를 넘나드는 대화의 장을 주도하고, 서로 다른 입장의 인사들과 공개 토론과 협의의 장을 마련해야 한다. 과거 노동운동가 시절의 포용적 자세를 복원하고, 이념적 적대가 아닌 실용적 연대를 보여주는 것이다.
- 정책적 유연성: 김문수는 자신이 가진 시장주의적 경제관과 복지에 대한 신념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을 잡을 것인지 구체적 정책으로 보여줘야 한다. 무조건적인 민영화나 규제 완화가 아닌,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면서도 성장을 도모하는 '김문수식 중도실용주의'를 선보여야 한다.
- 세대와 지역을 아우르는 소통 방식: 과거 '올드보이'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청년층 및 수도권 외곽 유권자들과의 적극적인 소통이 필요하다.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한 정책 토론, 직접 찾아가는 지역 순회 공청회 등 '새로운 방식'의 정치를 시도해야 한다.
김문수에게 필요한 것은 '정직한 전략가'라는 이미지
대한민국 유권자들은 이제 단순히 ‘정직한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지 않는다. 그들은 정직한 전략가, 소신 있는 문제해결사를 원한다. 김문수는 자신의 장점인 정직과 소신을 인정받는 데 성공했지만, 그것을 시대가 요구하는 ‘정치력’이라는 응용문제로 확장하는 데는 실패해왔다. 남은 시간, 김문수는 자신이 단순한 이상주의자가 아니라, 냉혹한 현실에서도 답을 찾아낼 수 있는 유연한 정치가임을 증명해야 한다. 정직과 소신을 넘어, 이제는 문제를 풀 줄 아는 '김문수의 정치력'을 보여줘야 한다. 그것이 없으면 그의 대선 출마는 또 한 번의 '의미 있는 도전'으로 끝날 뿐, 진정한 리더로는 인정받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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