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그는 누구인가
김문수, 그는 누구인가
2025년 5월 3일, 국민의힘은 제21대 대통령 선거의 후보로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을 선출했다. 이로써 김문수는 6월 3일 치러질 조기 대선에서 여권의 정권 재창출을 책임질 선봉장이 되었다. 당내 유력 주자였던 한동훈 전 대표와의 치열한 경쟁 끝에 김문수는 당원 투표와 국민 여론조사 모두에서 우위를 점하며 최종 승리를 거머쥐었다. 전당대회 직후 진행된 수락연설에서 그는 “대한민국을 위해 무엇이든 하겠다”며 단호한 어조로 포부를 밝혔다. 노동운동가에서 보수 진영의 대통령 후보로, 파란만장한 인생 궤적을 그려온 그는 과연 어떤 인물인가?
영천 황강에서 출발한 삶
김문수는 1951년 8월 27일, 경상북도 영천시 임고면 황강리에서 태어났다. 농촌 출신으로 넉넉지 않은 가정에서 성장한 그는 학업에 열중해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에 진학했다. 그러나 1970년대 유신체제 아래에서 대학생활은 평탄하지 않았다. 사회 정의에 대한 열망과 청년기의 이상은 그를 학생운동, 나아가 노동운동의 길로 이끌었다.
그는 대학 시절 두 차례나 제적되고, 국가보안법 위반 등으로 투옥되기도 했다. 하지만 그가 선택한 길은 ‘선동가’가 아닌 ‘현장 노동자’였다. 청계천의 피복공장에서 재단보조로 일하며 실제 노동의 고통을 체험했고, 이후 한일도루코 노조위원장으로 활동하며 노동운동가로서 이름을 알렸다. 이 시기는 훗날 정치인 김문수의 세계관에 깊은 영향을 미친다.
정치권 입문과 이념의 전환
1980년대 후반 민주화 바람이 불면서 김문수도 정치권 진입을 모색하게 된다. 1990년대 초 민중당, 국민승리21 등 진보 정당에서 활동하던 그는 1994년을 기점으로 정치적 노선을 전환한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권유로 신한국당(현 국민의힘의 전신)에 입당한 것이다.
1996년 제15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경기도 분당갑에 출마해 당선되었고, 이후 내리 3선을 하며 정치적 입지를 다졌다. 국회 재임 시절 노동 문제, 복지 제도 개선에 관심을 기울였으나 동시에 보수 정당 내에서 경제 자유주의와 국가 안보를 중시하는 노선에도 발을 담갔다.
특히 2006년부터 2014년까지 두 차례에 걸쳐 경기도지사를 역임하면서, 그는 행정가로서의 면모를 본격적으로 드러냈다. 서울·수도권 통합 교통 환승 시스템, G-드림 카드 등 복지와 효율을 결합한 행정 정책을 도입해 평가를 받기도 했다.
윤석열 정부에서의 재기와 대권 도전
정계 은퇴설이 돌던 2010년대 후반, 김문수는 오히려 더 강하게 정치 무대에 복귀했다. 유튜브 채널을 통해 활발한 정치 비평을 이어갔고,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면서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과 고용노동부 장관으로 발탁되었다.
2023년과 2024년, 그는 노동 개혁과 사회적 대타협을 추진하면서 ‘합리적 보수’ 이미지로 재조명되었다. 특히 보수 정당 내에서 노동문제에 통찰력을 가진 보기 드문 인물로 부각되었고, 점차 대권 후보로서의 존재감도 키워갔다.
2025년 초,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과 조기 대선 일정이 확정되면서 여권의 차기 후보로 떠올랐고, 4월 8일 장관직을 내려놓고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그가 내세운 메시지는 단순했다. “노동을 알고, 시장을 이해하고, 국민을 품을 수 있는 대통령이 되겠다.”
한동훈을 넘은 이유
당내 경선 과정에서 그는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과 정면 대결을 벌였다. 젊고 강성 지지층을 확보한 한 후보와 달리, 김문수는 원로 정치인으로서의 관록, 행정 경험, 중도층 확장 가능성을 앞세웠다.
당원 투표에서는 오히려 보수 기층의 향수를 자극한 김문수가 앞섰고, 국민 여론조사에서는 한동훈에 근소하게 밀렸지만 결과적으로 총합에서 56.53%의 득표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수락연설에서 그는 “한동훈 후보는 당의 보배이며, 우리가 함께 가야 할 동지”라며 상대 후보를 끌어안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노동자도, 기업가도, 청년도, 은퇴자도 함께 웃는 나라를 만들겠다”며 ‘통합’과 ‘실용’ 중심의 국가 운영 비전을 제시했다.
그는 대통령감인가?
김문수의 장점은 분명하다. 진보에서 보수로의 전환, 노동 현장에서의 생생한 체험, 입법·행정·노동 분야에서의 폭넓은 경력은 그를 ‘현장형 대통령’의 이미지로 만든다.
그러나 단점도 존재한다. 과거 다소 극단적이거나 종교 색이 짙은 발언은 중도층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한, 보수 유권자들 사이에서도 ‘지나치게 변했다’는 시각과 ‘복귀가 너무 늦었다’는 회의론도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지금, 김문수가 국민의힘이 선택한 ‘위기관리형 후보’라는 점이다. 경험과 실용을 앞세운 그는 “위기의 대한민국을 복원할 적임자”라는 메시지를 들고 6월 3일의 심판을 기다리고 있다. 물론 그전에 한덕수와의 단일화 과제가 남아 있다
총평
김문수는 단순한 구 정치인이 아니다. 그는 시대에 따라 변했고, 그 변화 속에서도 '사람'을 중심에 두고 있었다. ‘그는 대통령감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이제 국민의 손에 달려 있다. 한덕수와 단일화를 얼마나 드라마틱하게 이끌어 가느냐는 리더로서의 자질의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이다. 국민은 모든 과정을 지켜보고 판단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