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는 갈등을 먹고 자란다정치는 왜 존재하는가? 많은 이들이 정치의 목적을 ‘갈등의 조정’이라 말한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보자. 갈등이 없다면 정치는 존재할 수 있을까? 정답은 '아니오'다. 정치는 갈등을 전제로 작동하는 시스템이며, 갈등을 통해 진화하는 유기체다. 정치는 갈등을 먹고 자란다.갈등은 인간 사회의 자연 상태다토마스 홉스는 인간의 자연 상태를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이라 묘사했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이기적이고, 자신의 이해관계를 극대화하려는 존재다. 따라서 사람이 모이면 필연적으로 이해 충돌이 발생하고, 이 충돌은 갈등으로 발전한다.이때 정치는 갈등의 해결사로 등장한다. 그러나 정치가 갈등을 ‘소멸’시키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갈등을 ‘관리’하고 ‘재생산’함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