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이 깡패다”라는 말은 단순한 풍자가 아니다. 지지율은 원래 정치인의 성과를 점검하는 도구였지만, 이제는 그 자체로 정치를 지배하는 ‘실질 권력’이 되었다. 도구가 주인이 되어버린 상황에서, 숫자는 민심을 대신하고, 결국 국민의 목소리는 점점 더 희미해져 가고 있다. 정치가 '지지율'에 의해 좌우되는 세상은 우리의 민주주의가 왜곡되는 지점이다.1. 숫자가 정치의 언어가 된 순간과거의 정치는 설득과 타협의 과정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숫자가 모든 것을 결정한다. '40% 지지율'이라는 숫자만 있으면, 그것이 정당성으로 취급되고, 여론은 그 수치를 따라간다. 이제 언론은 정책의 내용보다는 수치의 등락에 더 집중하고, 정치인은 그 숫자를 ‘방패’ 삼아 반대의 목소리를 무시한다. ‘지지율 정치’는 점차 정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