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가 되면 뭐든 한다는 후보 VS 표가 안되더라도 올바른 것을 한다는 후보 - 누구를 뽑아야 할까
선거철이 다가오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말이 있다. “당선이 먼저다. 이기고 봐야 뭘 하지.” 정치는 결과 책임의 영역이라고들 말한다. 하지만 그 책임의 기준이 ‘표’를 향할 때, 우리는 무엇을 잃고 무엇을 얻게 되는 걸까?
최근 몇 년간 우리 정치권을 돌아보면, 대중의 눈치를 지나치게 의식한 ‘표퓰리즘(popu-lism)’ 정치는 이미 상수가 되었다. 정치인의 발언, 정책, 행동 모두가 “표가 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어떤 후보는 SNS 여론이 안 좋으면 즉시 입장을 바꾸고, 어떤 정당은 다음 총선에 유리하다 싶으면 정책 방향을 하루아침에 뒤엎는다. 심지어 정치적 소신보다 실시간 여론조사가 더 중요한 나침반처럼 여겨지는 시대다.
그러나 우리는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한다. 표가 되기 위해 무엇이든 하는 정치인에게, 우리는 나라의 미래를 맡길 수 있는가? 반대로, 당장은 인기를 얻지 못하더라도 ‘올바른 일’을 위해 소신을 굽히지 않는 정치인에게, 우리는 투표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1. "표가 되면 뭐든 한다"는 정치의 함정
‘표를 얻기 위해서라면 뭐든 한다’는 후보는 겉보기엔 유능해 보인다. 민심을 잘 읽고, 대중이 원하는 것을 잘 말하고, 결정적으로 선거에서 이긴다. 그러나 이 정치의 뿌리는 위험하다. 정책은 지속 가능하지 않고, 가치보다는 인기에 좌우된다. 표를 얻기 위한 정치에서는 ‘국가의 미래’보다 ‘당장의 감성’이 우선된다.
이러한 정치의 가장 큰 문제는 국민에게도 잘못된 정치 습관을 학습시킨다는 것이다. 선거 때만 되면 무리한 지역 공약, 현실성 없는 복지 확대, 근거 없는 세금 감면 같은 '듣기 좋은 말'만 반복되고, 정작 집권 후에는 공약이 실현되지 않거나, 미래세대에게 큰 부담으로 남는다.
그들은 결과적으로 ‘국민의 환심을 사기 위해 나라를 파는 정치’를 할 위험이 높다. 말뿐인 개혁, 연기된 세제 조정, 인기 없는 구조조정 미루기 등은 대부분 이런 ‘표 중심 정치’의 산물이다.
2. "표가 안 되더라도 올바른 일을 한다"는 정치인의 가치
반대로 ‘표가 안 되더라도 올바른 것을 하겠다’는 정치인은 낯설고 어쩌면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는 유권자의 심기를 거스를 때도 있고, 당장의 표보다 원칙을 말한다. 그러나 그런 정치인은 정치가 단지 선거에서 이기는 기술이 아니라, 공공을 위한 가치 실현이라는 본질적 목적을 가졌음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선거를 앞두고 이를 피하는 것은 쉬운 선택이다. 그러나 장기적인 산업 경쟁력과 국가재정 건전성을 위해 유권자에게 진실을 말하는 것은 용기 있는 행동이다. 이들은 단기적 손해를 감수하고도 장기적 이익을 추구한다. ‘정치’가 아니라 ‘국가 경영’의 관점에서 행동하는 것이다.
물론 그런 정치인은 선거에서 불리하다. 유권자들은 당장의 이익을 외면하라고 쉽게 말하지 못하고, 현실적 불이익 앞에서는 흔들린다. 그러나 우리가 정말 원하는 지도자상은, 인기보다 원칙을 따르고, 군중보다 양심의 목소리를 따르는 사람 아닐까?
3. 문제는 정치인이 아니라, 유권자다
여기서 중요한 질문이 나온다. 정치는 국민의 거울인데, 그런 정치인을 만들어낸 건 누구인가?
우리는 "정치인은 다 똑같다", "어차피 나 하나 찍는다고 달라지나"라며 냉소한다. 그러나 동시에, '나에게 이익이 되는 후보', '우리 동네 돈 많이 가져다 줄 후보', '우리 편이 이기는 게 중요한 선거'라는 판단 기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결국 "표가 되면 뭐든 한다"는 정치인이 반복해서 등장하는 이유는, 그게 ‘표가 되기 때문’이다. 유권자의 선택이 그런 정치인을 유리하게 만들고, 원칙 있는 정치인을 낙선시키는 구조를 만든다.
따라서 정치 개혁의 시작은 유권자의 인식 전환이다. 감정이 아닌 이성으로, 순간의 이익이 아닌 공동체의 미래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 ‘당신에게 좋은 정치인’이 아니라, ‘국가에 필요한 정치인’을 선택해야 한다.
4. 결론: 우리가 바뀌어야 정치가 바뀐다
민주주의의 핵심은 선거이고, 선거의 핵심은 선택이다. 그리고 그 선택의 무게는 결국 우리 모두가 감당해야 할 몫이다. 정치인을 탓하기 전에, 그 정치인을 선택한 나의 판단은 어땠는지 되돌아봐야 한다.
표가 되면 뭐든 하는 후보는 당신에게 말할 것이다. "나는 당신이 원하는 대로 할 준비가 되어 있다."
그러나 올바른 일을 하겠다는 후보는 말할 것이다. "나는 당신이 듣고 싶지 않은 진실을 말할 용기가 있다."
당신은 누구에게 표를 주겠는가?
#정치칼럼 #표퓰리즘 #유권자의힘 #선거의철학 #정치개혁 #정치인의자질 #투표의기준 #대한민국정치 #국가의미래 #소신정치
'정치, 권력시장 - 이해득실로 움직이는 정치의 민낯'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김문수 후보, 부동산 공약 정리 (0) | 2025.05.20 |
---|---|
커피원가 120원 (2) | 2025.05.19 |
이재명식 10만원 노쇼 호텔경제학, 가능한 일인가? (1) | 2025.05.19 |
정치는 아름답게 피어나고 정치인은 없는 세상 - 그런 세상에서 살고 싶다 (0) | 2025.05.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