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풍정치 그만하라 – 국민은 더 이상 속지 않는다
Ⅰ. 선거철의 익숙한 풍경, 그러나 더는 통하지 않는다
선거가 다가오면 정치판은 늘 바쁘다. 캠프는 분주히 외부 인사를 영입하고, 유세장에는 이름만 들어도 고개를 끄덕일 만한 인물들이 줄지어 선다. 겉으로 보기엔 든든한 지원군처럼 보이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그저 ‘병풍’처럼 서 있는 인물들에 불과한 경우가 적지 않다. 병풍은 보이되 말하지 않고, 책임지지 않으며, 그저 후보 뒤에 서서 ‘정치적 연출’을 완성하는 소품일 뿐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앞선다는 결과가 나오자, 곳곳에서 정치권의 병풍들이 다시 몰려들기 시작했다. 그들이 정말 시대정신에 동의하고 후보의 정치 노선에 공감해서 캠프에 합류했을까? 아니면 또다시 반복되는 철새 정치, 병풍정치의 연출자들일 뿐일까? 이제 국민은 이 위선을 뚫어보는 눈을 갖게 되었다. 정치가 바뀌지 않으면, 국민은 정치 자체를 거부할 것이다.
Ⅱ. 병풍정치의 실태와 폐해
1. 화려한 외피, 실상은 무의미한 병풍
최근 민주당 유세 현장에 등장한 인물들의 면면을 보면 고개를 갸웃하게 된다. 과거 보수진영에서 책사로 불리던 윤여준 전 장관, 보수를 지키겠다며 소신정치를 외치던 김상욱 의원, 방송에서 보수 논객으로 존재감을 보이던 김용남 전 의원까지... 그들이 과연 진정성을 가지고 이재명 캠프에 합류한 것인지, 아니면 정권의 유력함에 기대어 ‘줄서기’를 하고 있는 것인지 국민은 금세 알아차린다.
선거철마다 이런 외부 인사 영입은 정치권의 오래된 전략이다. 소위 ‘중도 확장’이라는 명분 아래 진영과 철학이 맞지 않는 인사들도 마구 끌어들이고, 그들은 후보 뒤에 조용히 서서 캠프의 ‘품격’을 뽐낸다. 그러나 이들은 선거 이후 흔적도 없이 사라지거나, 다음 선거에서 다른 진영 병풍으로 재등장한다. 이들이 과연 정치를 위하는가, 아니면 자신을 위한 권력 게임에만 관심이 있는가.
2. 병풍정치의 폐해: 철학 없는 선거, 책임 없는 정치
병풍정치의 핵심 문제는 정치의 본질적 신뢰를 훼손한다는 것이다. 병풍은 화려하지만 공허하다. 정치 캠프에 수십 명이 줄지어 서 있어도, 정작 그 중 후보의 정치철학을 진심으로 공유하는 인물이 몇 명이나 될까? 선거가 끝나면 ‘승리의 공신’을 자처하거나, 패배하면 조용히 빠져나가는 이들은 책임을 지지 않는 권력의 수혜자일 뿐이다.
또한 병풍정치는 국민의 정치적 선택을 왜곡시킨다. 실질적 책임도 권한도 없는 인물이 유세에 등장해 정치적 무게감을 만든다는 것 자체가 기만이다. 결국 유권자는 병풍에 눈을 뺏기고, 후보의 실질적 자질이나 정책을 보지 못하게 된다. 이런 방식으로는 정치적 신뢰도, 민주주의 수준, 정책의 지속성 모두 떨어질 수밖에 없다.
Ⅲ. 병풍 없이도 당당한 정치가 필요하다
국민은 더 이상 병풍정치에 속지 않는다. SNS와 미디어를 통해 정치인의 말과 행동, 과거와 현재, 진심과 연출을 빠르게 구분한다. 단지 이름값 있는 병풍을 세우는 방식으로는 국민의 표심을 얻을 수 없다. 이제는 병풍 없이도 당당히 홀로 서서, 자신의 철학과 비전을 국민 앞에 내놓을 수 있는 정치인이 필요한 시점이다.
정치는 신뢰다. 정당은 정체성을 지켜야 하고, 정치인은 책임지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병풍정치에 의존하는 캠프는 결코 국민의 지지를 오래 얻지 못한다. 선거는 쇼가 아니라 공동체의 미래를 결정하는 순간이다. 그 무대 위에서 진짜 배우는 병풍이 아니라, 자신의 목소리로 시대를 말할 수 있는 정치인이어야 한다.
병풍정치, 이제 끝내야 한다. 국민은 이미, 진짜 정치를 선택할 준비가 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