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강 대 강 대결
솟아 오를까, 공멸할까, 쳐박힐까
2025년 조기 대선이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국민의힘이 그야말로 내전 상태다. 대선 후보로 선출된 김문수 전 경기지사와 무소속으로 출마해 보수 단일 후보를 자처하고 있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 간의 ‘강 대 강’ 대결이 점입가경이다. 겉으로는 ‘보수 단일화’라는 이름 아래 손을 잡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정면충돌이다. 특히 국민의힘 지도부 다수가 한덕수 쪽으로 기울면서, 당내 공식 후보인 김문수의 입지는 갈수록 흔들리고 있다. 지금 국민의힘은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이 대결의 끝은 솟구치는 보수 재집권일까, 자멸로 가는 패착일까, 아니면 치욕스러운 몰락일까?
김문수의 ‘마이웨이’, 정통 보수의 귀환인가, 시대착오의 반복인가
김문수 후보는 2025년 4월, 당내 경선에서 극적으로 승리했다. 원내 경험, 광역단체장 이력, 강한 반공·반북 메시지와 종교적 신념이 결합된 그의 정치는 전통적 보수 유권자층에게 강한 울림을 줬다. 특히 윤석열 탄핵 이후 혼란에 빠진 보수 진영 내에서 ‘순도 높은 보수성’이 필요하다는 여론에 편승한 것이 주효했다.
하지만 그의 행보는 늘 논란을 동반했다. 극우적 발언, 종교와 정치의 혼용, 타협 없는 언행은 확장성 측면에서 언제나 한계를 노출해왔다. 그럼에도 김문수는 "내 길을 간다"는 기조를 굽히지 않는다. 보수의 ‘정통 계승자’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지켜내겠다는 의지다. 그는 단일화에 대해서도 “정체성과 철학이 다른 사람과 어떻게 단일화를 하느냐”며 선을 긋는다. 그는 단일화가 ‘줄서기 정치’의 재연이며, 보수의 혼을 파는 행위라고 비판한다.
그의 이러한 고집은 원칙 있는 정치인의 모습으로 비쳐지기도 하지만, 동시에 현실 정치에서의 유연성과 실용성을 결여한 ‘자기 파괴적 완고함’으로 읽히기도 한다. 여론조사에서 한덕수에게 밀리고 있음에도 “민심은 언젠가 진심을 안다”는 식의 대응은 현재 국민의힘 내부에서조차 우려를 낳고 있다.
한덕수의 역주행, 구원투수인가, 보수의 해체인가
한덕수 전 총리는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당원도 아니고, 경선에도 참여하지 않았다. 그러나 탄핵 정국 이후 보수 진영이 총체적 위기에 빠지자, “국정 안정”과 “통합 리더십”을 내세워 스스로 ‘구원투수’를 자처하고 나섰다. 그의 강점은 무엇보다 안정감이다. 외교와 경제 분야에서 오랜 관록을 쌓았고, 정쟁과 거리를 두며 행정가적 이미지를 구축해 왔다. 민주당의 이재명 후보와의 ‘중도 싸움’에서도 유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더 중요한 것은 당 지도부의 기류다. 국민의힘 내 유력 인사들, 특히 수도권 중심의 중진 의원 다수가 김문수보다는 한덕수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그들은 김문수가 수도권에서의 확장성이나 중도층의 지지를 얻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 결과, 지금은 ‘당의 공식 후보 김문수 vs 당의 비공식 지원후보 한덕수’라는 기묘한 역설적 구도가 만들어졌다.
한덕수 역시 단일화에 대해 강경하다. “이제 보수는 바뀌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면에 내세우며, 김문수 체제와의 분리를 정당화하고 있다. 당 지도부가 사실상 중재보다 한덕수 쪽으로 기울면서 단일화는 명분만 남고 실질은 붕괴되는 중이다.
단일화는 가능한가? 아니, 가능한 ‘모양새’라도 만들 수 있을까
문제는 유권자다. 지금 보수 지지층은 갈라져 있다. 김문수를 지지하는 고정 지지층은 분명 존재하지만, 확장력이 약하다. 반면 한덕수는 중도 지지율이 높지만, 보수 정당의 명확한 간판 없이 뛰는 한계가 크다. 단일화를 하지 않으면 이재명 후보에게 밀릴 것이 자명하다는 점에서, 두 사람 모두 단일화의 ‘형식’만이라도 만들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
하지만 단일화가 실제로 이뤄질 가능성은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김문수는 사퇴를 거부하고 있고, 한덕수도 입당 요구에는 미온적이다. 서로의 방식으로 ‘보수의 대표’를 자처하며 강대강으로 맞서고 있다. 더욱이 당내 지도부와 공천권을 둘러싼 권력 다툼까지 복잡하게 얽히면서, 이 상황은 단순한 후보 간 경쟁을 넘어 ‘국민의힘 해체론’까지 거론되는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솟아 오를까, 공멸할까, 쳐박힐까
결론적으로, 이 대결의 끝은 셋 중 하나다.
- 첫째, 기적적으로 단일화가 성사되고 보수 유권자들이 결집해 다시 한 번 정권을 쥐는 시나리오.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이 경우 한덕수 중심의 ‘온건 보수’가 당을 장악할 것이다.
- 둘째, 단일화가 실패하고 이재명 후보에게 정권을 넘겨주는 ‘공멸’ 시나리오. 국민의힘은 내홍과 분열을 겪으며 장기 야권으로 전락할 수 있다.
- 셋째는 가장 파국적인 경우다. 양쪽 모두 출마를 강행하고, 당은 분열된 채로 선거에 들어가면서 ‘보수의 몰락’이 현실화되는 것이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지금의 이 ‘강 대 강’ 대결은 단순한 정치 전략의 차원이 아니라, 보수가 앞으로 어떤 정체성과 방향성을 선택할 것인지에 대한 이념 투쟁이라는 점이다. 보수는 지금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지금처럼 자기중심적 고집과 권력욕이 우선되는 정치는 보수를 구하지 못한다. 정치는 결국 현실이고, 승리 없이는 명분도 없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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