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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5·18의 벽을 넘지 않고는 대통령이 될 수 없다. 끝났다!

그래도 믿을 건 정치다 2025. 5. 18. 10:30

김문수, 5·18의 벽을 넘지 않고는 대통령이 될 수 없다. 끝났다!

1. 기대를 깨뜨린 불참, 대통령 자격의 첫 시험에서 실패하다

김문수 후보에게 정치적 지지를 보내며 조심스레 기대를 걸었던 이유는 단순히 그의 과거 이력 때문이 아니었다. 그는 노동운동가였고, 경기도지사 시절 합리적 보수를 구현했던 몇 안 되는 인물 중 하나였다. 그는 좌에서 우로, 이념의 스펙트럼을 넘어온 드문 정치인이었고, 그래서 누구보다 통합의 정치, 국민 모두를 아우르는 대통령이 될 가능성을 갖춘 사람이라 여겼다. 그러나 최근의 선택과 행보를 보며 그 기대는 점점 실망으로 바뀌고 있다. 그 정점이 바로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 불참이다.

김문수 후보는 “토론 준비에 집중하기 위해” 기념식에 불참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것은 핑계로밖에 들리지 않는다. 대통령이 되겠다는 이가 5월 18일, 광주의 정신을 마주하는 일보다 더 중요한 일이 과연 무엇이란 말인가. 대통령이 되고자 한다면, 그 어떤 일정보다 5·18은 앞서야 했다. 수많은 후보들이 어떤 불편함과 논란을 감수하고서라도 그 자리에 선 이유는 단순한 정치 행사가 아니라, 현대사 최대의 상처 앞에서 국민과 함께 고개를 숙이는 ‘인식의 선언’이기 때문이다.

2. 광주를 외면하는 순간, 국민도 등을 돌린다

김문수 후보는 이미 2024년 정호용 전 장군을 고문으로 위촉하는 과오를 범했다. 그는 5·18의 가해 책임이 집중되는 인물 중 하나인 정호용을, "보훈과 안보에 조언을 줄 수 있는 어른"이라며 선대위에 앉혔다. 광주 시민들의 분노는 상상을 초월했고, 국민적 공감 역시 등을 돌렸다. 이 한 사건만으로 김 후보는 5·18에 대한 뚜렷한 인식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리고 그 인식은 지금까지도 변하지 않았다.

그는 여전히 광주를 '정치적 위험요소'로 여기고 있는 듯하다. 광주에 가면 욕먹을 것이고, 아스팔트 보수 유튜버들의 비판이 쏟아질 것을 두려워하는 듯하다. 그러나 바로 그 지점에서 김문수 후보의 한계가 드러난다. 아스팔트 극우의 손아귀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 그는 대통령이 될 수 없다. 극우에 영합하거나 그들의 눈치를 보며 정치하는 시대는 끝났다. 이준석조차 태극기 부대와의 결별을 선언했고, 보수 전체가 광주를 향해 걸어가는 시대다. 그런데 김문수는 그 걸음을 멈췄다. 과거에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3. 지금의 행동이 과거를 지운다

대통령은 한쪽의 지도자가 아니라, 전체 국민의 어른이다.

광주 시민이, 호남 유권자가, 진보 진영이 모두 좋아하지 않아도 괜찮다. 그러나 최소한 그들의 아픔을 공감할 줄 아는 사람이어야 한다. 그것이 대통령이 되는 첫 번째 조건이다. 5·18 기념식은 정치공학의 무대가 아니다. 오히려 정치인 개인의 ‘철학’과 ‘인간됨’을 증명하는 자리다. 두들겨 맞더라도, 비난을 받더라도, 그 자리에 갔어야 했다. 과거의 노동운동 이력 따위가 무슨 소용인가? 지금의 김문수는 민주화의 아픔 앞에서 눈을 감고 귀를 막은 모습이다.

더더욱 안타까운 것은 그가 그런 선택을 하면서도 마치 전략적 판단인 양 말한다는 점이다. "토론 준비"라니, 국민은 바보가 아니다. 대통령이 되겠다는 이가 광주를 외면한 그 순간, 그가 어떤 ‘나라’를 만들고 싶은 것인지, 어떤 ‘국민’을 품을 준비가 되어 있는지 판단이 서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판단은 실망으로 기울어지고 있다.

나는 더 이상 김문수 후보를 지지할 수 있을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 그는 분명 한때 통합과 공감의 정치에 대한 희망을 보여줬던 사람이다. 하지만 그 희망은 지금 고개를 숙이고 있다. 김문수에게 말하고 싶다. 당신은 지금 대통령이 되겠다는 자격을 스스로 버리고 있다.

광주는 단지 지역이 아니다. 역사 그 자체다. 그 벽을 넘지 않고는 누구도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될 수 없다. 다시 광주를 마주하라. 다시 국민의 아픔을 품어라. 아니면, 차라리 그 꿈을 내려놓는 것이 정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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