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에게 묻는다
- 대한민국이 일당체제로 가자는 것인가 -
시중에서 우려하는 일당독재국가를 지향가치로 삼고 있는 것인지 묻는다
"푸른색이면 어떻고 빨간색이면 어떠냐. 좋은 사람이 있으면 다 갖다 쓰겠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이 발언은 언뜻 보면 포용과 통합을 말하는 듯 보인다. 대한민국 정치의 병폐로 지적되어온 진영논리, 편가르기, 색깔론을 넘어서겠다는 메시지로 포장된다. 그러나 정치는 단순한 인사의 문제가 아니다. 정치는 가치를 구현하는 과정이며, 정당은 그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모인 집단이다. 색깔을 없애겠다는 말은 결국 그 가치의 경계를 무너뜨리겠다는 선언에 다름 아니다. 이는 민주주의의 건강성을 해치는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
■ 정당은 ‘가치’를 기준으로 갈라진다
정당은 본질적으로 가치지향적 집단이다. 진보는 변화와 평등, 사회적 약자 보호를 지향한다. 보수는 질서와 안정을 중시하며 전통과 시장의 자율을 중시한다. 이 가치의 차이는 국가 운영 방식, 정책의 우선순위, 사회문제에 대한 접근법에서 분명하게 갈린다.
만약 색깔이 의미 없다면, 굳이 정당을 나눌 필요도 없다. 민주당도, 국민의힘도 의미 없는 껍데기일 뿐이다. 그렇게 된다면 우리는 결국 단 하나의 거대 정당만 남게 된다. 가치의 다양성과 경쟁이 사라진 사회, 바로 일당체제다.
이재명 대표가 말하는 색깔 없는 인사는 결국 가치 없는 정치로 귀결된다. “좋은 사람”이란 기준도 모호하다. 누가 좋은 사람인가? 능력이 뛰어난 사람? 아니면 이재명 대표의 뜻에 잘 따르는 사람? 가치 기준이 사라진 인사는 결국 권력자의 주관적 판단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이것이 바로 민주주의가 경계해온 일인독재의 첫 걸음이다.
■ 포용인가, 위장된 일당체제 지향인가
포용과 통합은 상대의 가치를 존중하는 데서 출발한다. 진정한 통합은 가치의 차이를 인정한 뒤, 공동의 이익을 위해 협력하는 것이다. 그러나 색깔의 의미를 지우고 "좋은 사람이면 다 쓰겠다"는 접근은 이런 민주적 절차를 생략한다. 보수와 진보라는 가치의 균형, 상호 견제와 비판, 건강한 경쟁을 무시한 채, 오직 '유능한 사람', '쓸 만한 사람'이라는 주관적 기준으로 권력을 재편하겠다는 선언이다.
중국 공산당을 보라. 형식상 수많은 국민대표와 인민조직이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오직 하나의 당이 국가를 통제한다. 중국에도 '능력 있는 사람', '전문가'는 넘쳐난다. 그러나 그들이 권력을 잡는 기준은 결국 공산당의 노선에 충성하는가 아닌가이다. 이재명 대표가 강조하는 색깔 없는 인사는 결국 이와 같은 '충성 기준 인사'로 귀결될 위험성을 안고 있다. 국민의힘 출신이든 누구든, 결국 '이재명 체제'에 동의하는 사람만 쓰는 것 아닌가? 그렇다면 그것은 포용이 아니라 위장된 일당체제 구축에 불과하다.
■ 위험한 신호들: 대한민국 정치의 균형 붕괴
한국 정치사에서 여야가 경쟁하며 견제와 균형을 이루어온 역사는 결코 가벼운 것이 아니다.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국민은 번번이 정권교체를 통해 권력을 견제해왔다. 그것이 민주주의였다. 그러나 최근 들어 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내부 분열과 노선 혼란을 겪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색깔이 무슨 상관이냐'는 식의 논리가 확산되면, 국민은 정치적 선택의 기준을 잃고 만다. 정당의 의미가 퇴색하면 자연스럽게 카리스마적 지도자에 의존하는 포퓰리즘 정치로 흘러간다.
이재명 대표가 이를 노리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단순한 정치적 수사였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그 발언이 던지는 상징적 의미와 사회적 파장이다. 진보와 보수의 가치 경쟁이 사라지고, 오직 '이재명'이라는 이름 아래 사람을 모으는 정치가 지속된다면, 대한민국은 건강한 다당제를 포기하고 일당독재형 체제로 수렴될 위험에 놓인다.
■ 민주주의는 다름의 인정에서 시작된다
정치는 원래 갈등의 예술이다. 가치가 다르고 이해관계가 다르기에 부딪히고, 그 과정을 통해 더 나은 해법을 찾아가는 것이다. 진보와 보수, 좌와 우는 결코 하나로 융합될 수 없는 상반된 가치다. 그러나 민주주의는 이 상반된 가치를 '적대'가 아니라 '경쟁'으로 승화시켜왔다. 바로 그 지점이 독재국가와 민주국가의 차이다.
이재명 대표의 발언은 이런 민주주의의 본질적 가치를 가볍게 취급하는 것처럼 들린다. 대한민국은 결코 공산당 일당체제를 지향하지 않는다. 국민이 선택한 다양한 목소리와 가치들이 충돌하고, 그 속에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이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힘이었다. 만약 이재명 대표가 말하는 '색깔 없는 정치'가 이런 본질을 훼손하는 것이라면, 그것은 민주주의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다.
■ 미래를 위한 질문: 우리는 어떤 정치를 원하는가
정치는 결국 국민의 삶을 위한 것이다. 그러나 국민의 삶을 개선하는 방법론은 가치에 따라 다르다. 시장 중심의 보수적 해법이 있을 수 있고, 복지와 재분배를 중시하는 진보적 해법이 있을 수 있다. 이 가치의 차이를 지운다면, 우리는 어떤 기준으로 정치적 선택을 해야 하는가?
이재명 대표에게 묻는다. 당신이 말하는 색깔 없는 정치는 결국 대한민국을 하나의 거대 정당이 지배하는 체제로 만들겠다는 것인가? 시중에서 우려하는 일당독재국가를 지향하겠다는 것인가?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 국가다. 다양한 가치가 공존하고, 그 가치들이 경쟁하는 사회다. 그 다양성을 부정하는 순간, 우리는 스스로 민주주의를 포기하게 된다.
이재명 대표가 진정한 민주주의자라면, 색깔 없는 포용이 아니라 가치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통합의 리더십을 보여야 한다. 그것이 대한민국을 일당체제의 위기에서 지켜내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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