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 후보 교체 시도
– 각본 없는 3류 코미디다
2025년 5월, 조기 대선을 앞두고 국민의힘이 벌인 대선 후보 교체 시도는 ‘각본 없는 3류 코미디’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 드라마가 아닌 현실 정치에서, 이토록 급조되고 비합리적인 상황이 연출되었다는 사실은 정당 정치의 근간을 흔드는 사건이자, 유권자에 대한 심각한 기만이다.
■ 갈등의 시작: 단일화를 가장한 '낙마 작전'
국민의힘은 조기 대선이라는 급박한 상황 속에서 보수 후보 단일화가 절실하다는 판단 아래, 기존 대선 후보인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를 교체하려 했다. 이유는 단 하나, ‘이길 수 없다’는 당내 평가였다. 그리하여 당은 한덕수 전 국무총리를 내세워 단일화를 명분 삼은 '정리 작업'에 돌입했다.
하지만 문제는 과정이었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는 당헌 74조의2를 근거로 김문수 후보의 선출을 전격 취소하고, 한덕수를 새 대선 후보로 내정했다. 그런데 이 결정은 당원은 물론, 국민적 동의도 거치지 않은 일방적 조치였고, 정당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인 공정성, 투명성, 절차적 정당성을 모두 무시한 행위였다.
■ 사전 각본 없이 무대에 오른 배우들
한덕수 전 총리는 이 시점에서 '비상등장'했다. 새벽에 입당 절차를 마치고, 곧장 후보 등록을 강행했다. 한 총리는 국가 운영 경험과 안정감을 앞세우며 '야전사령관'을 자처했지만, 국민들이 느낀 건 준비되지 않은 배우가 무대에 난입한 낯선 희극의 혼란뿐이었다.
이 과정에서 가장 큰 문제는 각본의 부재였다. 후보 교체를 위한 전략, 여론 수렴, 당내 토론은커녕, '야밤의 졸속 회의'와 '새벽 등록 쇼'로 이어진 연출은 사실상 정치판을 '1인 기획사'식 운영으로 전락시켰다.
■ 각성한 당심, 반란을 일으키다
국민의힘 당원들은 이번 사태를 단순한 전략의 실패로 보지 않았다. 이는 자신들의 의사가 철저히 무시된 '당원 모독'이자, 유권자 기만이었다. 결국 진행된 전당원 투표에서 후보 교체는 부결되었고, 김문수 후보는 대선 후보 자격을 다시 회복했다.
리더십 부재, 전략 부재, 원칙 부재. 한덕수를 후보로 만든 것도, 다시 철회한 것도, 모두 무계획 속에서 나왔다. 그저 '이길 수 있는 얼굴'을 급히 찾아 나선 처절한 표 계산일 뿐이었다.
■ 보수의 미래를 갉아먹는 자해 정치
이번 사태는 단순히 김문수 vs 한덕수의 문제가 아니다. 더 근본적으로는, 국민의힘이라는 거대 보수정당이 왜 유권자 신뢰를 잃어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선거 때만 되면 반복되는 정치적 꼼수는 결국 ‘보수의 자멸’을 자초한다.
정당은 ‘이길 사람’이 아니라 ‘이겨야 할 가치’를 중심으로 후보를 세워야 한다. 승리만을 위해 원칙을 버린 정치의 끝은 늘 패배로 귀결된다.
■ 국민이 웃지 않는 코미디는 실패다
이번 사건은 정치적 코미디이되, 국민이 웃지 않는 코미디였다. 지지층마저 혼란에 빠졌고, 중도층은 보수에 대한 혐오를 키웠다. 각본 없는 정치, 메시지 없는 리더십, 방향 없는 전략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여실히 보여준 사례다.
결과적으로 국민의힘은 한덕수라는 '비상 카드'를 꺼냈다가, 김문수라는 '기존 카드'로 돌아왔다. 그리고 남은 것은 갈등과 불신뿐이다. 선거는 아직 시작도 안 했는데, 보수는 이미 자중지란의 늪에 빠졌다.
■ 정치는 원칙이다
정치는 타협의 기술이지만, 그 토대는 원칙이어야 한다. 아무리 급해도 지켜야 할 선이 있다. 이번 후보 교체 시도는 그 선을 넘었다. 그래서 '3류 코미디'라는 냉소적 비판을 받는 것이다.
국민의힘이 진정으로 반성하고 혁신하려면, 단순히 인물만 바꾸는 것이 아니라 정당 운영의 철학부터 되짚어야 한다. 그것이 지금 보수정치가 국민에게 보여줄 수 있는 최소한의 예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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